원죄자의 이야기, 디비니티 오리지널 씬
자유도의 서양RPG, 서사의 JRPG
드래곤 퀘스트나, 파이날 판타지 같은 JRPG들은 일반적으로 선형적인 구조로 내러티브에 집중한 장르라고 말할 수 있다.
반면 고전적인 서양식 RPG는 상대적으로 서사가 빈약하다. 시작할 때 플레이어에게 최종목표만을 알려주고, 알아서가야 한다는 게 큰 차이점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게임 내에서 친절하게 알려주기 보다는 스스로 탐색해서 단서를 찾아내고, 추리한 후 해결방법을 도출해야 했던 것이다.
JPRG가 사건과 이야기에 집중을 했다면 서양식 RPG는 자유로운 추리에 집중 했다는 것이 큰 차이점이었다.
지금에 와서는 서양식 RPG와 JRPG의 장르적 구분은 모호해졌다고 본다. 특정 시점을 기준으로 일본과 서양이 서로의 장점을 흡수했고, 점점 발전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 와중에 위저드리를 모태로 한 던전 크롤은 꾸준히 명맥을 이어나가고 있다. (CRPG라는 용어를 사용하지 않는 이유는 C가 Computer혹은 Classic의 의미로 사용되기 때문이다. 광의적 표현을 위해 부득이하게 서양식RPG로 표기)
파이날 판타지, 드래곤 퀘스트, 발더스 게이트, 폴아웃, 엘더스크롤, 젤다, 여신전생, 페르소나, 필라스 오브 이터니티,위쳐, 디비니티, 드래곤 에이지 등을 명확하게 JRPG와 서양식RPG로 분리할 수 있을까? 장르 구분 짓기에 목숨을 건사람이거나 비평가, 제작사 홍보팀이 아니라면 굳이 열을 낼 필요는 없을 것이다.
선택과 결과. 어떤 선택을 하든 찝찝한 결과만 나오는 경우는 드물다
90년대 서양RPG의 고전
90년대에 서양의 게임업계에서 어드벤쳐 장르는 생사불명이고, RPG쪽에선 울티마 8편이 대충 망해버리고(조금 시간이 지나서 나온 9편은 더 시원하게 망해버렸고), 위저드리와 마이트 앤 매직이 근근히 연명하는 와중에 일본 게임업계는 계속 성장해 가고 있었다.
JRPG만 해도 파이날 판타지, 풍래인 시리즈, 드래곤 퀘스트, 테일즈 시리즈, 루나 더 실버스타, 제노기어스, 베이그란트 스토리 등등등 수많은 명작들이 쏟아져 나왔었다.
(여담이지만 그 당시에도 서양콘솔게임들이 일본콘솔제작사들의 작품에 비해 상대적으로 그래픽이 좋았던 것 같다)
변화가 없으면 도태되기 마련
울티마가 대충 망해버리고 파이날 판타지7, 디아블로가 엄청난 흥행을 했기 때문일까? 유저들은 서서히 고전적인 서양RPG에 등을 돌리게 된다. 그리고 98년, 발더스 게이트가 발매되는데..
이전까지 자유도를 중시했던 고전적인 서양식 RPG와는 달리, 선형적인 구성, 박진감(?) 있는 화려한(?) 전투, 훌륭한내러티브 등. 기존의 서양식 RPG에 금기시 되던 것들을 시도하면서 JRPG의 특징을 차용한 발더스 게이트는 서양식 RPG의 새로운 지평을 엶과 동시에 상업적인 성공도 취하게 된다.
탑다운과 쿼터뷰 시점을 취사선택할 수 있다. 쿼터뷰의 경우 미스클릭이 일어날 수 있기 때문에 중요한 명령을 내릴때는 시점을 변경하는 것이 정신건강에 좋다.
새로운 팬층의 유입, 고인물과 청정수
앞서 말했듯이 서양의 RPG 개발사들은 파이날 판타지7의 등장, 울티마의 대실패 등으로 말미암아 암흑기를 맞은 적이 있다. 허나 디아블로1의 등장과 발더스 게이트의 상업적 성공으로 명맥을 유지할 수 있었다. 그리고 게임사에 큰 반환점을 마련한 게임이 발매 되는데, 바로 폴아웃3와 엘더스크롤 : 오블리비언이다. 이들은 기존의 서양식 RPG와 여러가지 차이점이 있었지만 가장 큰 차이점은 기존의 서양식 RPG가 컴퓨터게임시장을 겨냥해서 만들었더라면, 폴아웃3와 오블리비언은 콘솔쪽을 겨냥했고 그것이 적중해서 엄청난 성공을 거두게 되었다는 것이다.
하드웨어의 발전과 베데스다의 대성공으로 인해 게임계의 흐름은 크게 바뀌게 된다. 클래식 스타일의 RPG를 원하는올드팬들보다 폴아웃, 오블리비언을 원하는 이들이 훨씬 많았기 때문에, 자연스럽게 클래식 스타일은 뒷방 늙은이로 전락하게 되었다. 너무나도 고루하게 느껴졌기 때문에..
다락방 할아버지들은 왜 문짝을 박살내었나
RPG....RPG...를 하고 시입다...오래 갈 것도 없이 발더스게이트 정도만이라도...
그런 원혼들이 아직까지도 성불하지 못했기 때문에 디비니티 : 오리지널 씬, 필라스 오브 이터니티 같은 게임들이 나오게 된다. 클래식 스타일을 원하는 코어팬(이라기 보다는 올드팬이 맞는 것 같지만)들의 수요가 있었기 때문에 두 게임은 발매될 수 있었고, 모두 괜찮은 성적을 거두게 된다.
서양식 RPG에 대한 꾸준한 수요로 인해, 보다 발전된 형태의 결과물이 나올 수 있었던 것이다.
이것은 나의 이야기다. 내가 저지른 죄의...(스포일러 주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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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원 사냥꾼인 두 주인공은 사이실이라는 마을에서 벌어진 살인사건을 조사하기 위해 여행을 떠나게 된다. 게임을 진행하게 되면서 서서히 주인공들의 정체가 밝혀지게 되는데, 그들의 전생은 세계를 멸망시키려는 공허의 드래곤과 싸워 이긴 위대한 장군들이었다. 동료들과 힘을 합쳐 공허의 드래곤을 신의 궤에 봉인한 그들은 그 강력함과 공로를 인정받아 세계의 수호자가 되었으나, 한순간의 실수로 공허의 드래곤은 세상에 풀려나게 된다. 유일무이의 신성한 의무에 실패한 수호자들은 죄를 벌하기 위해 스스로 신성을 버리고 인간세계로 떨어지게 된다.
디비니티 : 오리지널 씬은 세계를 멸망으로부터 구하고, 세계에 멸망의 원흉을 푼 원죄를 갚기 위한 여정을 그리고 있다.
사이드 퀘스트와 메인퀘스트가 하나의 거대한 이야기로 합쳐지는 구성은 훌륭하지만, 스토리 자체로 보면 썩 뛰어나다고 말하기 힘들다. 반전이 포함된 미스터리 구조는 뛰어났으나, 한줄 요약이 가능할 정도로 평면적인 스토리는 다소 아쉽다.
게임 플레이적인 측면에서 고전적인 서양식RPG를 재해석 한 것은 좋지만, 스토리마저 고전적일 필요는 없지 않았을까?
일견 유치해 보이는 스토리지만, 시간을 갈아넣는 플레이타임때문인지 뭉클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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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법은 내가 찾는다. 넌 경험치하고 아이템만 내놓으라거
플레이어는 퀘스트 해결에 여러가지 방법을 시도해 볼 수 있다.
일지, npc, 아이템을 통해서 힌트를 얻고 정석적인 방식을 취하거나, 어딘가 사악한 느낌으로 해결한다거나 아예 사이코패스처럼 문답무용 다 죽인 후에 아이템만 취하는 정신나간 방법도 가능하다. 어찌됐든 해결만 하면 보상을 얻는다. 해결방법은 오롯히 플레이어의 자유다. 방법이 무한하다고 할 순 없지만, 퀘스트별로 대부분 2개 이상의 선택을 제공한다. 몇몇 퀘스트의 더 많은 보상을 제공하는 길이 정해져 있어서 그런 부분은 약간 아쉽다.(아이템의 질이 게임진행에 크게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아이템에 목숨을 걸 수 밖에 없다)
디비니티는 사이드 퀘스트의 숫자가 상당하고 그 과정 또한 마냥 단순하지는 않아서, 고전적인 RPG에 익숙하지 않은 유저라면 플레이에 불편함을 느낄 수가 있다. 오리지널 씬은 애초에 대부분의 고인물들과 소수의 청정수를 노리고 만든 게임이라서 이게 단점인지 장점인지는 플레이어의 취향에 따라서 갈릴 것이다.
똥3을 해봤다면 익숙할 UI
방법을 찾기가 귀찮을 경우 기술했듯이 다 죽여버리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왜냐하면 이 게임은 npc들을 죽이면 경험치와 아이템을 주기 때문에, 내가 저지른 살생과 강함은 비례해서(...) 나아간다.
물론 너무 많이 죽이거나 죽일 상대나 순서를 잘못 고를 경우 퀘스트가 꼬여버리는 경우도 있기때문에 신경써서 죽여야 하지만..
살생을 통해서 경험치와 아이템을 얻고 더 강해져서 더 죽이거나, 정상적인 근원사냥꾼의 역할을 맡는 건 플레이어의자유다. -육성 측면에서 가장 좋은건 퀘스트는 정상적으로 해결하고 , 필요없어진 npc들을 죽여서 경험치와 아이템을얻는 것이다. 너무 잦은 살생은 근원 사냥꾼과 인간 사냥꾼 사이에서 정체성 혼란을 겪게 만들 수도 있다.
방대한 필드맵
개인적으로 RPG는 플레이어에게 모험하는 느낌을 주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무슨 소리인가 하면 여정을 거치면서 자연스럽게 그 세계관에 녹아들고 마침내 스탭롤이 나올 때, '내 이야기가 끝나버렸구나' 라는 느낌. 이런 감상은 타 장르에서 쉽게 느끼기 힘들기 때문이다.
잘 만들어진 RPG는 유저들이 탐험을 하면서 새로운 풍경, npc, 몬스터, 퀘스트를 접하면서 자연스럽게 몰입할 수 있게 해준다.
오래 전에 대세가 되어버린 오픈월드는 이런 몰입감 측면에서 타장르에 비해 유리하다. 오픈월드에서 플레이어는 자유롭게 탐험을 하면서, 다양한 경험을 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 다음에는 뭐가 있을까?' 그런 기대감은 오픈월드만이 가능하다고 본다.
탐험은 탐색이 수반되어야 한다. 의미없이 걸어다니기만 할 경우 그건 워킹 시뮬레이션일 뿐 걸어가는 과정에서 얻는것이 없다면, 그것은 탐색이 아니라 산책일 뿐이다.
앞서 말했듯이 이는 오픈월드 게임에서 극대화 되는데, 잘 만든 오픈월드 게임에서는 플레이어가 이동할 유인을 끊임없이 제공하며, 탐색을 통해 새로운 풍경과 오브젝트, 아이템, npc, 몬스터 들을 발견하게 된다.
오리지널 씬은 오픈월드 게임은 아니다. 시나리오를 진행함에 따라 갈 수 있는 필드가 점차 개방되는 방식이다. 시나리오 진행 또한 선형적이기 때문에, 답답함을 느끼는 이들도 있을 수 있다. 허나 제작사는 필드맵 구성을 최대한 영리하게 해서 그런 답답함을 최소화 하고 역으로 몰입감을 살리는데 성공했다.
각각의 필드맵은 탐색하는데 상당한 시간이 필요하며(이는 필드의 방대함 때문만이 아니라 느린 이동 속도에도 기반한다. 솔직히 말하자면 이동속도는 답답한 느낌이 없잖아 있다), 안개에 휩싸여 있기 때문에 새 지역에 도착한 유저들은 이잡듯이 필드를 뒤져야 한다.
만약 필드맵이 2차원적인 구성이었더라면, 느린 이동속도에 기인해 유저들은 기계적으로 이동 하면서, 피로감을 느꼈을 수도 있다. 허나 디비니티는 필드의 고저차 표현과 다크소울처럼 종, 횡으로 연결된 필드를 조성함으로써 발생할 수있는 문제를 영리하게 회피했다. 플레이어는 입체적인 필드를 탐색함에 따라, 오픈월드나 심리스가 아님에도 불구하고 그와 비슷한 독특한 느낌을 받게 된다.
또한, 단순히 필드의 규모가 큰 것을 넘어서서 그 안에 녹아있는 퀘스트와 다양한 필드 디자인은 유저들의 몰입을 도와준다.
어떻게 싸워야 재밌을까?
RPG에서 전투는 대화와 더불어서 매우 중요한 요소이다. 아무리 쌈박질을 재밌게 만들어도,
대화에 영양가가 없거나 재미가 없으면 유저들은 등을 돌리게 마련이다.
오리지널 씬의 경우 대화에도 신경을 썼지만 전투쪽에 좀 더 치중한 느낌이 든다.(넌센스적인 상황을 조성함으로써 유저들에게 웃음을 주려한 장면들도 많고, 대화의 양도 많지만 메인 스토리는 너무나도 옛스러운 느낌이 난다)
본작에서의 전투는 오브젝트, 필드, 플레이어의 상호작용을 최대한 이용할 경우 쉬워지며 그렇지 않을 경우 한방씩 주고 받는 단순한 양상이 된다.
플레이어는 비구름을 불러와서 물을 내린 후 전기공격을 통해 감전을 유도하거나, 냉기공격을 해서 넉다운을 유도하거나, 불공격을 해서 증기를 발생시키고 전기공격을 해서 전기구름을 만들어낼 수도 있다.(큰 속성으로 물, 불, 얼음, 전기, 독이 존재하며 각 속성별로 여러가지 상호작용이 있다)
상호작용은 마법과 필드구성, 아이템, 오브젝트를 통해서 임의로 변화시킬 수 있다.
오브젝트들은 게이머에게 능동적인 전투를 가능하게 만드는 요소긴 하지만, 가끔 가다가 왜 이 세계관에선 이렇게도 많은 기름통, 물통, 독통이 적재적소에 놓여있는지 의아해지기도 한다.
또한 매턴마다 유혹, 공포, 넉다운, 기절 등의 메즈와 버프, 디버프를 어떻게 걸어야 효율적인지 생각해야한다. 필드 환경 또한 변화되기 때문에 플레이어가 아무 생각없이 턴을 소모한다면 전투가 어려워진다.
전투의 양상은 플레이어와 적들의 행동에 따라 변화되며, 전술을 어떻게 짜냐에 따라서 우위에 서거나 역전되기도 한다.
이러한 전술적 구성은 플레이어로 하여금 머리를 쓰게 만들며, 퍼즐을 푸는 것 같은 느낌마저 준다. 각종 오브젝트, 아이템, 메즈를 유효하게 사용했을 때 전술적 우위에 서게 되며, 유저 스스로 나좀잘한듯? 같은 얄팍한 만족감을 준다.
허나 우박, 유성우, 지진, 폭풍우, 쏟아지는 화살 등 마스터 스킬을 익히게 되면 더이상 전술적 고민은 필요없어지게 된다. 적들이 못보는 곳에서 마법을 갈겨버리거나, 전투가 시작하기 전에(디비니티는 대화가 끝나기 직전에 스크립트로 "끝"이라고 명시되기 때문에, "끝"이 나오면 대화를 더이상 진행하지 말고 진형을 잡고 버프를 돌리고 공격마법을 써버리면 된다) 마법을 갈겨버리는 순간 압도적 우위에 서기 때문에 플레이어는 더이상 전술적 고민을 할 필요가 없어진다. 마스터 스킬로 인해 전투양상은 극단적으로 단순화되며, 전술의 가치마저 퇴색시켜 버린다.
한 우물만 파면 고사당한다
본작의 특징 중 하나로 자유로운 육성시스템을 꼽을 수 있다. 플레이어는 레벨업 할때마다 점수를 분배해서 캐릭터를 키울 수 있다. 크게 능력치, 스킬, 재능으로 나눠지는데, 능력치는 일반적인 힘 민첩 지능 등의 분배, 스킬의 경우 직업스킬(얼마를 투자했느냐에 따라서 다룰 수 있는 스킬숫자와 스킬레벨이 달라진다)과 비전투시 도움이 되는 능력들로 구성되어있다. 재능의 경우 대부분 전투에 유용한 패시브 스킬들이다.
기본적인 육성 방향은 스킬탭에서 최소 한개의 대가를 찍고, 재능쪽에서 대가스킬과 관련된 재능을 찍는 식으로 키우면 무난한 편이다.
포인트 분배를 잘했더라면 14~17레벨쯤 대가 스킬을 한개 찍게 되는데, 그 후로는 기존에 투자한 스킬에만 투자할 경우 효율이 떨어지게 된다. 일반적으로 밀리 캐릭터는 밀리만, 메이지는 메이지만 찍는 걸 선호할 수 있겠지만, 경험상대가 스킬 한개만 찍고 메이지와 밀리를 섞는 것이 효율적이었다. 검+방패의 혹은 양손무기 중기병을 육성할 경우, 중기병 스킬만 찍으면 굉장히 수동적인 캐릭터가 된다. 후반부에 접어들면 고기방패급으로 무미건조한 플레이밖에 할 수없지만, 악당과 대기술사쪽 스킬을 찍어줄 경우 역동적인 플레이가 가능하게 된다.
다른 밀리계열도 비슷하며 악당, 대기술사가 워낙 효율적이기 때문에 어느정도 강제되는 부분이 있다.
메이지 계열은 메즈를 위해서라도 최소 2가지의 속성을 익혀야 하며, 물,불,대기,대지,사술 총 5가지 속성이 있기 때문에 2명의 메이지로 각각 최소 2가지 속성을 배우면 전투가 편해진다.
앞서 말한 육성방법은 효율성을 고려한 것이며, 마음만 먹는다면 마법궁수나, 마검사, 전투법사(?), 마법도적(?), 방패들고 어그로를 끌면서 메즈+버프를 담당하는 식의 캐릭터 육성도 얼마든지 가능하다.
디비니티에서는 다양한 조합이 가능하며, 다재다능한 캐릭터일수록 상황대처능력이 우수하다.
불편함마저 계승할 필요는 없었는데
단점이 없는 게임은 없다. 스토리나 전투에서 단점을 그렇게 써놓고 왜 칭찬만 한 것처럼 말하냐고 되묻는다면, 그것은 명백한 단점이라기 보다 유저 성향에 따라서 장점이 될 수도 있는 부분들이라고 밝히겠다.
디비니티 오리지널 씬에서도 명백한 단점들이 있는데, 대표적으로 편의성 부분을 들 수 있다. 인벤토리의 경우 아이템종류별로 취사선택해서 볼 수 있으나, 정리가 힘든 편이며 아이템 제작과 겹칠 경우 이 문제는 극대화 된다. 배낭에 아이템을 넣을 경우 제작 아이템 목록에서 재료가 활성화 되지 않으며, 캐릭터간 인벤토리가 공유되지 않기 때문에 캐릭터 별로 아이템을 분류하고 전담하여야만 한다. 정리를 소홀히 한다면 울티마 마냥 난장판이 되버린 가방때문에 엄청난 고통을 받게 된다. 과장 섞어 말하자면 이 게임에서 인벤토리를 정리하는데 전체 플레이 타임에서 1/20정도는 소모해야 할 것이다.
아이템의 경우 디아블로처럼 아이템이 등급별로 나눠져있고, 유니크템 외에는 랜덤으로 능력치와 속성이 설정되어 드랍 된다. 문제는 유저파티와는 아무 상관없이 그야말로 혼돈 그 자체로 드랍이 되며,(4인 밀리팟인데 완드만 떨어질 수도 있다) 완전 랜덤도 아니라는 것이다.
무슨 말이냐면 상자에서 아이템을 획득할 경우, 모든 아이템들이 랜덤으로 떨어지는 것 같지만 실상은 상자 주변의 오브젝트를 어떤 순서로 몇개를 건드렸냐에 따라서 상자에서 드랍되는 아이템이 달라진다는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플레이어는 좋은 아이템을 얻기 위해서 로드를 반복하면서, 야바위 마냥 보물상자를 건드려야 한다. 자금과 제조능력이 뒷받침 되는 중반 이후에는 아이템을 만들어서 쓰거나, 상점을 이용하면 되지만 초반의 경우 지독한야바위를 해야만 한다.
그냥 대충 쓰면 그만이지 라고 생각할 수 있겠으나, 무기의 경우 아이템빨이 있기 때문에 무기가 구리면 고통받게 된다.
상점에서 판매하는 아이템은 레벨업을 할 때마다 판매품목이 초기화 되기 때문에 레벨업 할 때마다 전국의 상점을 뒤져야 한다. 상점을 뒤지다보면 내가 RPG를 하는건지 쇼핑을 하는건지 헷갈릴 정도다.
이동의 경우 포탈을 이용할 수 있지만, 포탈을 못밝힌 지역이나 포탈에서 거리가 있는 지역은 일일이 클릭을 해서 이동을 해야 한다. 내가 발견을 못한 것인지 모르겠지만, 플레이 타임 100시간(클래식 난이도로 1회 플레이했으며, 꽤 많은 시간을 인벤토리 정리, 세이브 로드 야바위, 아이템쇼핑으로 날려먹은 것 같다. 4시간 정도는 꽤 오래전에 플레이하다가 지운 캐릭터) 동안 미니맵 이동을 발견하지 못했다. 일반적인 게임에선 미니맵을 클릭하면 바로 이동을 하거나, 더블클릭 등을 통해서 미니맵의 특정지역으로 시점을 바꿀 수 있다. 허나 디비니티는 미니맵은 미니맵일뿐, 그런 기능을 지원하지 않는다.
“미니맵을 보는 것 까진 허용한다. 허나, 이동은 네 스스로 해야할 것이야.”
지도는 지도일뿐 이동 하는데 도움을 주진 않는다. 쓸데 없는 부분에서 사실적이다.
그 외 단점으로 자잘한 버그를 꼽을 수 있겠으나 이는 다른 게임에서도 있고, 100시간 동안 치명적인 버그는 겪어보지못해서 자세한 언급은 하지 않겠다.
*각종 퍼즐의 경우 정신건강상 공략을 보고 플레이 하는 것이 좋습니다
총평
: 굉장히 잘 만든 게임입니다. 유치한 시나리오에 거부감이 없고, 약간의 불편함을 견딜 수 있다면 플레이를 권장합니다.
디비니티 : 오리지널 씬2의 한패를 기다리면서 작성해보았습니다. 5월 8일에 나올 필라스 오브 이터니티 : 데드 파이어는 어느정도의 완성도일지 기대가 되는군요. 1탄은 dlc후반부로 가면 체감 로딩이 20초쯤 되서 현자타임이 왔는데..2탄은 많이 줄었다는 이야기도 들리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