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타포 리판타지오 리뷰
*본문에 메타포 : 리판타지오의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초인이 지녀야 할 미덕은 구체적으로 무엇일까. 정직? 용맹? 희생? 여러가지 덕목들이 나올 수 있겠으나, 시대와 상황에 따라 그 기준은 계속 달라질 것이다. 따라서 이상적인 인간상이란 어느 시점에서 완성되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일생에 걸쳐 성품을 갈고 닦는 노력이 수반되야 할 것이다.
나다니엘 호손의 큰바위 얼굴에서는 그런 이상적인 인간상에 관한 이야기를 담고 있다. 이야기의 배경이 되는 마을에서는 인간 얼굴형상을 한 바위를 볼 수 있다. 마을 사람들은 언젠가 큰바위 얼굴과 똑닮은 위대한 사람이 나타난다는 전설을 믿고 있다. 왜 마을 사람들, 어니스트는 큰바위 얼굴에 관한 전설을 믿고, 그를 기다리는가. 인간은 나약하기 때문에 무언가에 마음을 기대고, 자신을 이끌어줄 존재를 무의식적으로 바라기 때문일 것이다.
허나 큰바위 얼굴의 주인공 어니스트는 무책임하게 초인의 등장을 바라지 않는다. 그는 자신이 바라는 이상적인 인간상-큰바위 얼굴에 조금이나마 가까워지기 위해 부단한 자아성찰을 하며, 끊임없이 노력하게 된다.
메타포 리판타지오는 왕의 암살로부터 이야기가 시작된다. 왕이 시해됨으로써 마법이 발동되는데, 이는 국민들이 생각하기에 가장 왕에 어울리는 자를 바위 얼굴로 형상화 하는 마법이다. 루이는 시작부터 압도적인 우위에 서 있고, 국왕 시해자 루이를 막기 위해 모험을 떠나게 된다.
게임의 배경이 되는 유크로니아 왕국은 왕정으로 잘 유지가 되고 있는 것 같으나, 실상은 그렇지 않다. 왕국 곳곳에는 차별과 혐오, 갈등이 만연해 있으며, 계층간의 갈등은 점점 심화되기만 한다. 그런 와중에 선거 마법의 발동으로 각 계층과 종족을 대변하는 이들은 지지자들을 위해 선거에 뛰어 들게 된다.
여러 후보들이 나오지만 가장 유력한 왕 후보는 루이다. 국민들은 젊은 나이에 높은 자리까지 올라간 루이에게서 초인적인 면모를 느끼며, 그를 뽑으면 마치 모든 사회 갈등이 해결되리라고 믿는 것 같다. 그들은 루이가 큰 바위 얼굴이 되는 것을 바란다.
모든 것을 가지고 있는 루이와 달리 주인공은 종족부터 가장 천대받는 엘다인이고 가진 것도 없는 밑바닥 인생으로 선거전에 뛰어들게 된다. 상황을 고려했을 때는 당연히 루이가 왕이 되는 것이 현실적일 것이다. 허나 플레이어는 여정이 계속됨에 따라 자신을 마주하며, 진정한 사명을 깨닫게 된다. 어느덧 수동적인 관찰자에서 이야기의 주인공으로, 국민들의 이상과 염원을 담은 바위 얼굴로 변모하게 되는 것이다.
메타포 리판타지오의 육성 시스템은 기존의 아틀러스 RPG에 비해 굉장히 간소화 되고 편리해졌다. 물론 아키타이프가 장점만 있는 시스템은 아니라고 생각하지만, 개인적으로 내러티브에 시스템을 잘 녹여냈다는 점 때문에 높은 점수를 주고 싶다. 세계를 바꾸려고 한 영웅의 힘이 곧 아키타이프이며, 이상을 현실화 하기 위한 플레이어의 여정이 아키타이프의 각성, 나아가서 이야기의 결말로 이어진다는 것은 꽤나 감명깊게 느껴졌다.
===이어쓰기
"환상은 꿈이 아니야 언젠가 이 현실을 바꿀 힘이다"
"진정한 군주의 길
자기 자신을 지배하는 자, 인생의 군주"
플레이어는 국민들을 생각하며 더 나은 나라를 만들기 위해 끊임없이 노력한다. 여태까지 해온 플레이의 궤적들, 선택과 행동이 국민들을 감화시킴 자신의 부족함을 알지만 그것을 받쳐줄 친구들을 믿기 때문에 앞으로 나아가는 플레이어는 마침내 큰바위 얼굴이 된다.
결말이 가까워질수록 이야기가 끝나지 않거나, 등장인물들의 후일담이 보고 싶은 게임들이 있다.
메타포 리판타지오는 나름 가슴을 울리는 포인트들이 있었다
다만 주제에 비해 마감이 아쉬운 부분이 있다
스토리텔링 등
종족 간에 만연해있는 혐오, 차별, 갈등,
여러 종족의 동료를 만든 엘다인-플레이어의 모험이 사회문제의를 해결하는 원동력이지만, 직접적으로 연관이 없는 이들마저 감화된다는 것은 조금 납득하기 어렵다. 후일담에서 아직도 갈등의 소지가 남아있음을 끊임없이 일깨워주긴 하지만 엘다인이 여덟종족과 세 나라를 아우르는 대표자가 됨으로써, 갈등의 상당부분이 해소된다는건 여전히 설득력이 부족하게 느껴졌다
필드 액션은 아키 타이프간의 밸런스 차이가 크고(역경직, 첫공격이 가장 느린 무기나, 무조건 무브셋이 연계되서 2초 정도 텀을 줘야 다시 1타 모션이 나가는 점, 3타에 1초 이상 차징을 하는 아키 타입등),
그래픽, 연출에서도 아쉬운 부분이 없잖아 있다
p5r에서 사람을 열받게 만들었던 이벤트씬 전 쓸데 없는 이동파트. 메타포에서는 없어진 것 같았지만 여전히 남아있었다(비행정 라이딩 부분 등),
데모 파트에 집중된 애니메이션 분량 등. 엔딩을 보고 전반부 애니메이션 몰빵이 낚시라고 느껴질 정도로, 데모 파트 이후로는 애니메이션을 보기가 힘들어진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메타포 리판타지오는 단점보다는 장점이 크게 다가왔던 게임이다
아틀러스 게임들의 오마쥬 요소나, 페르소나, 진여신전생에서 차용되고 발전된 시스템들
아주 쉽게 올라가는 커뮤니티 랭크, 이전작들처럼 정신병자 마냥 스케쥴에 속박될 필요가 없다는 점 등
다만, 황금충 위치 정보나 1회차에 도전과제 올클을 노린다면 도전과제 관련 정보를 찾아보는 것을 권장(현재로써는 2회차 플레이를 할 메리트가 없다)
적당히(?) 씹덕스러우면서 플레이어에게 뽕을 채워주는 스토리
성우 목소리 일어 추천
P.S
시스템 측면에서는
카메라 뒤편의 오브젝트와는 상호작용이 불가능하다는 점
안티 앨리어싱
시야각 조절
필드 액션 밸런싱(아키 타입 마다 선후딜, 모션에서 이정도로 차이가 나게 만들거면 적어도 구르기 모션캔슬을 넣었어야 했다)
미니맵 확대/축소 기능
더러운 마그라 가루, 마그라 덕택에 잘안보이는 개구멍
텍스쳐 개선 등
스토리를 진행하기 위해서 어쩔 수 없었겠지만, 특정 부분에서 연출이 아쉬울 때가 있었다
허망할 정도로 쉽게 소모되는 주연들
대사 다 칠때까지 기다려주는 용신
날개 달렸으면서 추락하는 갈리카 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