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르소나 4 골든 리뷰
*스포일러 다량 포함
*편의상 반말로 작성했습니다. 양해 바랍니다
페르소나4는 오컬트적인 요소가 대량 함유된 게임이다. 본격적인 이야기에 앞서 몇가지 언급할 것은 다음과 같다.
-오컬트의 어원은 라틴어 occultus이며, 시각적으로 "숨겨진"이라는 뜻이다
-주요 등장인물들은 모두 각각에 대응하는 타로카드가 있다. 주인공은 자신이 자신의 커뮤니티를 올릴 수는 없기 때문에 직접적으로 배정되진 않았지만, 게임의 시나리오나 "이자나기"의 커뮤니티로 봐서 광대 카드라고 할 수 있다. 광대 카드의 숫자는 0번, 시작의 숫자이며 "세계를 여행하는 다른 세계에서 온 왕자인 동시에 경험을 쌓기 위해 세계를 유랑하는 영혼"을 뜻하며, 광대는 마지막 여정을 통해서 궁극적으로는 세계로 각성하는 카드라고 한다(A.E 웨이트). 물론 주인공 외에도 나마타메나 아다치 또한 광대로 볼 수 있겠지만, 이들은 여정을 완수하지 못한 광대들이다.
타로카드 뿐만 아니라 페르소나4는 신비주의적인 요소가 대거 포함되어있다. 직접적으로 언급되지 않지만 현자의 돌이 바로 그것인데, 칼 구스타프 융의 이론과 더불어서 작품에 많은 영향을 끼친 것처럼 보인다. 현자의 돌은 융이 말했던 것처럼 단순히 황금을 만들어내려는 시도가 아니라 인간자체의 변용을 의미하는 영적인 작업, 즉 자기 영혼의 제1원질 또는 진정한 자기를 재발견하려는 신비주의적 충동의 결과이며, 본작에서는 그 결과물을 쉐도우(융이 말하는 그림자와 다를 바가 없다)를 받아들이는 모습으로 그리고 있다. 이는 작중 동료들의 대사로도 확인할 수 있으며, 이해를 돕기 위해 몇가지 대사를 첨부한다.
칸지 : "그래서 모습을 바꾸고 스스로 남이 다가오지 못하도록 하고 폭주족을 때려눕혀서 엄마를 지키거나 범인 쫓을 때도, 마음 한구석에선 고집같은게 있어서.. 그런걸로 강해졌다고 생각했습니다. 지금까지 남에게 폐만 끼쳐댔으니까. 이제부터는 보답할 수 있다, 같은... [자신의 강함]에 취했었슴다. 하지만... 아마 다름검다요. 아버지가 한 말의 의미와는... [강하다]라는 거 아직 잘 모르겠지만, 자기를 속이면서 지내지 말자... 라고. 주변의 눈에 겁먹고 취미를 숨긴다거나 거릴 두는게 아니라... 항상 제 모습 그대로를 관철해가자고 생각했슴다요! 그게 텔레비전 안의 [또 하나의 나]에 대한 대담임다. 그 꼬마같이 받아들여주는 녀석이 조금이라도 있다면 이제 겁먹지 않슴다요!"
...다 칠려다가 대사가 길어서 스샷 첨부로 대체합니다(...)
앞서 말했듯이 주인공과 동료들이 겪는 시련은 현자의 돌 연성과정을 떠올리게 하며, 특별수사대 구성원들은 작품 내에 마련된 저마다의 시련을 거치고 인간자체의 변용을 경험한다. 시련은 영적인 작업-1원질의 발견으로 이어지며, 1원질이란 모든 물질의 내부에 존재하는 형이상학적이고 숨겨진 영적 질료를 뜻한다. 페르소나4에서는 그것을 자신의 쉐도우-무의식이라고 볼 수 있고, 현자의 돌 연성과정에서 필연적으로 연금술사가 겪어야 하는 고통 -물체의 사멸, 파괴, 죽음, 우울함, 강박 관념 등- 은 특별수사대가 겪는 시련에 동일시할 수 있을 것이다. 그들은 자신의 쉐도우=그림자(무의식)와 대화하면서 인격의 해체와 재통합을 이루게 되고, 진정한 자기 자신을 발견하게 된다.
주인공의 경우 동료들과는 조금 다른 방식으로 그려지게 되는데, 마지막 보스전에서 만나볼 수 있는 이자나기의 각성이 바로 그것이다. 동료들과 함께 수많은 시련을 헤쳐온 나루카미 유우는 진실을 감추는 안개의 원흉-이자나미에 맞서게 된다. 전투가 종반부에 달하면 이자나미는 기천의 주언이란 기술을 쓰고, 특수수사대는 속수무책으로 하나둘씩 쓰러진다. 동료들의 눈물겨운 희생으로 나루카미는 목숨을 부지하지만 미봉책이었을뿐(여기서 나는 'XX 왜 다죽고 XX인데? 왜 부활도 안되는거지 XX'이라고 속으로 생각했었다), 이자나기 또한 일시적인 죽음을 맞이하게 된다. 이것은 필연적인 시련이었고, 나루카미의 죽음은 곧 영적인 변용(각성)으로 이어진다. 이자나기(흑색-니그레도)는 이자나기 오오카미(백색-알베도)로 각성하게 되고, 이 과정은 현자의 돌 연성과정을 떠올리게 한다. 각성한 주인공은 더이상 안경에 의지하지 않고도 진실을 볼 수 있는 힘을 얻게 되고, 안경을 벗어던지면서 이자나미를 쓰러트리고 세계를 구원하게 된다. 작중 내내 플레이어를 쫓아다니던 안경과 커뮤니티 이벤트 메세지는 마지막에 와서야 그 의미를 알 수 있게 되는 것이었다.
페르소나4에서 말하고자 하는 바는 인격적인 성숙, 인간적인 완성에 대한 이야기이다. 인간의 목표가 무엇이냐에 대한 질문은 아주 많겠지만, 포괄적으로는 심리적으로 성장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 과정은 경험의 축적(시련) 또는 불현듯 떠오르는 영감일 것이다. 본작은 이 주제를 쉐도우와 페르소나라는 형태로 빌어, 매우 완성도 높은 내러티브를 즐길 수 있기때문에 감히 플레이를 추천하며 글을 마친다.
참고서적)로저 젤라즈니, 앰버 연대기
p.s
단점은 다른 글에 언급했기 때문에 그런 부분을 참고해서 안맞을 것 같으면 하지 마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