웹툰, 플러스 마이너스 제로

1.

다음 웹툰이 죽은 날, 카카오 웹툰 훑다가 눈에 들어온 작품. 대충 무너진 학교를 배경으로 펼쳐지는 미스터리 스릴러물.

 

재미는 있지만 20화가 넘도록 사건의 진상은 조금도 보여줄 생각 없이, 떡밥과 인물간의 갈등만 보여주는 속터지는 전개가 매주 펼쳐지고 있다. 이 만화는 재미는 있지만, 전개속도가 조금 답답할 정도다.

 

출판 만화라면 한달 넘게 똑같은 양상이면 편집자한테 한대 맞을텐데, 웹툰의 경우 대부분의 작가들이 제어가 안되는건지, 편집자가 제어를 못하는건지, 어차피 트래픽만 높으면 광고비로 월급을 줄수있으니까 장땡이라는건지, 한 에피소드를 석달넘게 느릿느릿하게 그리는 사람들이 너무 많다.

 

 

2.

나는 귀멸의 칼날이 애니화 되기 전에도 재밌게 봐서, 주변인간들한테 좀 보라고 했었는데(당연하지만 아무도 보지 않았고) 그 이유 중 하나는 장기연재가 미덕이 되버린 업계에서 독보적으로 시원시원한 전개가 매력적이었기 때문이다.

 

한가지 작품이 메가히트치면 미디어 믹스로 확장되고 그걸로 먹고 사는 분들이 많으니까, 공생하는 사람 입장에선 원작자가 최대한 느리게, 최대한 많은 등장인물을, 최대한 많은 에피소드를 그려줘야 좋겠지만, 대체적으로 해당산업에 종사하는 사람들만 즐거운 일일 것이다. 일개 독자인 내 입장에서 늘어지는 만화를 보는 것은 엔딩까지 플레이타임이 보이지도 않는 게임을 플레이하는 것처럼 지치고 피곤한 일일 뿐이다.

 

...밥숟가락에 물 묻혀서 뺨 한대씩 갈겨주고 싶은 작가들에 N모 사이트에 세명정도 있다. 쿠키로 사는 밥숟가락 이용권이 있다면 꽤 잘팔릴텐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