잡담/소설 20

미쓰다 신조, 일곱명의 술래잡기

오컬트+미스터리물 사건들의 전모가 후반부에 급격하게 밝혀지는데, 마치 던져버린 두루마리 휴지마냥 막힘없이 줄줄 풀려버리는 형국이다. 중반까지의 미스터리한 전개가 너무 맥없이, 순식간에 풀려버리다보니, 후반부가 매우 아쉽게 느껴진다. 그렇다고 아주 재미가 없는 작품은 아니지만,  내가 여태까지 읽었던 미쓰다 신조의 작품들 중 상위권이라는 생각은 들지 않는다.   p.s개인적으로 미쓰다 신조 정발작 중 괴담의 테이프, 괴담의 집이 특히 마음에 들었는데 일곱명의 술래잡기는 당연히(?) 그 라인은 아니고, 평범한 수준으로 재밌는 정도다.  ...괴담의 테이프, 괴담의 집 외의 작가 시리즈를 보고 싶은데, 죄다 절판에 신간은 없다는게 아쉬울 따름이다.

잡담/소설 2025.03.31

미쓰다 신조, 걷는 망자

익숙한 맛의 오컬트 호러+추리물 개인적으로 정발작 중 괴담의 집, 괴담의 테이프의 분위기를 좋아하고, 흉가, 잘린 머리처럼 불길한 것들을 재밌게 읽었었다. 그런데본작은 그런 작품들과는 성격이 많이 다르다. 이야기가 전개됨에 다라 오컬트 호러에서 추리로 변한다는 점에서 잘린 머리처럼 불길한 것과 비슷하다고 볼 수 있겠으나, 작품의 전반적인 분위기가 매우 쾌활해서 가볍게 읽기에 좋은 작품이다. ...물론 미쓰다 신조에게서 쾌활함, 경쾌함을 기대하는 독자가 많진 않을 것 같다는게 문제(...).  나는 재밌게 봤지만, 아무래도 기존의 정발작들과 비교했을 때 이질적인 작품이라 아무에게나 권하기에는 애매한 것 같다.

잡담/소설 2024.12.08

고바야시 야스미, 육식저택

다양한 장르의 작품이 수록된 단편집 수록된 작품들이 재미가 없진 않지만, 전부 다 다른 장르를 다룬 것치곤 발상의 참신함이나 신선함은 부족한 편이다. 어떤 것은 젤라즈니 스타일, 어떤 것은 데니스 루헤인 스타일, 어떤 것은 이토 준지나 러브 크래프트 스타일의...거의 모든 단편들에서 기시감이 느껴진다(...).  스릴러인 짐승의 기억은 그 결말이 너무 뻔해서, 좋은 점수를 못주겠지만 그전까지가 괜찮았고, 나머지 단편들도 꽤 볼만한 편이다. 다만 읽고 난 뒤에 지려버리는 수준의 단편은 없다.

잡담/소설 2024.12.05

오노 후유미, 귀담백경

고스트 헌트를 끝으로 오노 후유미 작품을 읽지 말았어야 했는데, 어째선지 정신 차리고 보니 구매를 마쳤던 단편집 아주 야~~~~~악간 으스스한 수준의 괴담들이 담겨져 있는데, 2012년이었으면 모를까 지금에 와서는 여러모로 부족한 감이 있다. 고전 나폴리탄 괴담(한국에 와서 이상하게 변형된 메뉴얼 줄줄줄 조센폴리탄 괴담x)을 좋아한다면 한번쯤 읽어봄직하지만, 그게 아니라면 무료로 볼 수 있는(?) 2ch 괴담 스레드를 읽는게 금전적, 시간적으로 이득일 것이다.

잡담/소설 2024.11.17

아라키 아카네, 세상 끝의 살인

가까운 시일에 세상이 대충 망하는게 확정된다면, 남은 시간을 어떻게 보내야 할까. 모르긴 몰라도 자기가 언제 죽는지 몰랐던 때보다는 하루하루가 아까울 것이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그간 못봤던 친구들을 좀 보고 난 뒤에는 대충 시간을 보내지 않을까 싶다. 운전면허를 딴다는 선택지를 고르는 이는 없을 것이다.   아포칼립스물이나 포스트 아포칼립스물은 그다지 새로울 게 없다. 그런데 대충 망한 세상에서 운전면허를 딴다?....세상 끝의 살인은 그런 짓을 태연하게 저지르는 약간 정신나간 여자들이 나오는 작품이다. 초거대 운석이 떨어진다는데 운전면허를 따려는 대학생, 그런 약간 맛이 간 사람을 가르치는 학원강사, 대체 뭐하러 이런 짓을?  여성의 죽음을 결정지은 것은 몸통에 있는 수많은 자상이었다. -중략-범인은 ..

잡담/소설 2024.05.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