잡담

내 기억에 남아있는 최초의 힙스터

mad wand 2021. 1. 6. 20:17

내가 여태까지 살면서 보고, 들었던 힙스터 중 최초의 힙스터는 곤충스님 윤키라는 사람이다. 힙스터라는 단어는 윤키를 알게 됐을 때보다 후였던 것 같지만..

 

가내수공업으로 만들었다던 앨범, 아시안 좀비-지퍼백이 기본제공. 다람쥐식으로 저장만 하는 저한테는 별 의미없었지만 

 

 

 

그때는 한국에서 힙합이라는 문화의 위치가 지금과는 비교할 수 없게 비주류였고(애초에 힙스터 장르인 힙합, 거기서도 특이한 음악을 하는 사람이 있다?), 정보의 흐름이 일방적이었기때문에 어떤 여론이 형성되면 지금보다 반대 의견이 나오기가 힘들었던 것 같다. 당시의 곤충스님 윤키는 비주류 속에서도 비주류인 음악을 하는데 천재라느니, 엄청난 음악을 한다느니 뭐라느니 그런 이야기가 간간히 들렸기 때문에 나도 그 의견들을 믿고 음반을 구매했었는데(애초에 확인할 방법이 오프라인 공연 아니면 음반 구매 또는 음성적인 루트 밖에 없었다), 직접 듣고 난 후에 대실망을 했던 기억이 난다.

 

물론 곤충스님 윤키 외에도 날 낚아버린 아티스트들이 상당히 많긴 했는데, 처음 낚여버린게 윤키였었고 그때는 그냥 '아! 씨x! 내 취향 아니잖아!' 라고 속으로 욕한번 갈기고 치우는 거 외에는 달리 감상을 표출할 방법이 없었다. 

 

'취향차이겠지 추천한 사람들은 좋게 들었겠지 내 취향이 아닌거지' 라면서 둥글게 둥글게 넘어갈 수도 있지만, 그때도 그렇고 아직까지 느끼는거지만 힙스터들은 이게 왜 좋은건지 어떤 부분이 특이한건지 어떤 부분이 킬링 포인트였는지 남들이 이해할 수 있을 정도로 설명할 수 있는게 아니면 섣불리 추천을 하면 안되는 것 같다. 거의 대부분은 막무가내로 추천을 하고 거기에 낚여보면 특이하다는게 특징이고, 아무런 재미도 느낄 수 없는게 대부분이기 때문이다.

 

 

 

 

 

 

곤충스님 윤키님의 근황이 궁금해서 최근에 검색을 약간 해봤었는데, 유튜브를 하고 계셨습니다.

 

 

 

yOonkeE KiM - YouTube

 

yOonkeE KiM

Mood Delivery

www.youtube.com

...최근 영상을 몇개봤는데 유구무언

 

 

 

p.s

서커펀치를 극장에서 보고 나오면서 벅차오르는 감동에 옆에 있는 친구한테 개쩐다고 나불나불대고, 집에 와서는 다른 사람들도 재밌게 봤을거라면서 인터넷을 뒤적거렸다가, 다들 욕하는걸 보고 아 나만 재밌었구나 내가 재밌어도 다른 사람들한테는 개쓰레기일수도 있다는 사실과 나도 힙스터로 보일 수도 있겠다는걸 깨달은 것은 한참 뒤의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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