잡담/만화

제프 르미어, 수중 용접공

mad wand 2022. 4. 26. 22: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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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략 10년전쯤 모 사이트에서 그래픽 노블 번역본이 대량으로 올라오던 시절, 그때 제프 르미어라는 작가를 처음 접했던 기억이 난다. (무슨 이유인지는 모르지만 몇년 후 역자와 식자들이 따로 사이트도 개설했었는데, 나중에 해당 사이트를 가보니 가정이 무너지고 사회가 황폐화되고 사이트마저 무너져버림)

 

오래 전 일이기도 하고, 웹상에 번역본의 흔적마저(?) 없다보니 아쉽게도 그때 봤던 제프 르미어의 단편의 제목은 기억은 나지 않는다.

 

비슷한 시기에 시공사, 미메시스 등을 필두로 각종 그래픽 노블이 마구 쏟아졌었는데, 수중 용접공은 그때 구매했던 작품이다.

 

 

 

아무튼 상 많이 탔다는 홍보

 

 

 

지금과 달리 예전에는 제프 르미어가 글과 그림을 직접 다 맡았었는데, 보시다시피 그림체가...호감형(?)은 아니다.

어떻게 보면 등장인물들이 하나같이 마약에 찌든 것 같은 외모라서, 그림체 때문에 작품에 대해 거부감이 생길 수도 있을정도?

 

 

작품의 줄거리를 간략하게 요약하면, 수중 용접공으로 일하는 주인공이 작업 도중 불의의 사고를 당하게 되지만, 여차저차해서 앞을 향해 나아간다는 내용이다.

 

 

 

 

작품의 주인공인 잭은 이혼가정에서 자랐고, 가끔 만나는 잠수부 아버지와의 사이도 썩 좋은 편이 아니었다.

 

아버지를 실종 사고로 잃은 잭.

시간이 흘러 잭은 수중 용접공으로 일하면서, 결혼도 하고, 아버지가 될 준비를 하게 된다.

 

잭에게 일자리는 생계의 수단일 뿐만 아니라, 현실 도피의 장이기도 하다. 잠수를 하면 아내를, 가정을 잊을 수 있고, 아버지를 만날 수 있는 것이다.

 

 

 

 

 

평소와 같이 용접일을 하던 잭은 작업 도중 불가사의한 상황을 맞닥뜨리게 되고, 이윽고 초현실적인 전개가 이어진다.

 

 

 

 

 

빛도 비치지 않는 바다 속 깊은 곳으로 잠수를 하더라도, 잠수부는 언젠가 수면으로 올라와야 한다.

잭 또한 마찬가지다. 살아가는 곳은 바다 속이 아니라 지상이다.

 

 

 

 

아버지에 트라우마를 극복하지 못한 잭은, 작업 사고를 겪은 이후 과거 아버지와의 일화들을 떠올리게 된다.

잭이 수중 용접공이 된 것은 어쩌면 아버지에 대한 그리움 때문일지도 모른다.

 

 

 

 

 

 

과거 아버지가 그랬던 것처럼 이래저래 욕만 처먹는 잭

이래서야 잭버지 MK.2

 

 

잭은 아버지를 잊지 못하지만, 그 기억 속의 아버지는 존경스러운 가장으로 묘사되지 않는다.

알콜중독자, 추레한 모습, 허무맹랑한 보물만 찾는 아버지..

 

어느 날 아버지는 잭에게 멋진 회중시계를 건네주지만, 잭은 홧김에 시계를 바다 속으로 던져버린다.

 

 

 

 

 

 

인생을 살면서 마주하게 되는 문제들은 대부분 매우 복합적인 원인으로 발생한다. 

 

잭의 가정이 개박살이 나고, 잭이 불꽃 효자노릇을 한 일이나, 잭과 아내가 맨날 치고 박고 싸우는 일 또한 그러하다. 

 

발생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다른 무엇보다 문제를 마주하고, 자신의 잘못을 깨닫는 것인데, 막상 그런 상황에 빠져들게 되면 회피본능이 발동한다는 거.  잭은 과거의, 현재의 문제를 해결할 생각을 하지 않고, 매번 바다 속으로 도망간다.

 

 

바다 속에 미래가 있다는 아버지의 말씀을 떠올리며, 잭은 계속해서 잠수를 한다.

과연 바다 속에서 무엇이..미래가, 보물이 있는지는 알 수 없지만(?)

 

 

 

 

 

 

p.s

개인적으론 수중용접공 보다 예전에 번역본으로 봤던 단편이 진짜 재밌었습니다(에식스 카운티도 재밌었지만 신기할정도로 아무런 내용이 기억나지 않음), 이제 와서는 번역본의 흔적조차 찾을 수 없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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