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 만화의 시초는 어떤 작품일까.
국내에 한정해 보자면 90년대 후반 아이큐 점프에 연재되었던 게임만화가 먼저 떠오른다. 작가는 뱀프 1/2의 박찬섭이었고, 쌍둥이 형제가 게임 속 세계로 들어가서 모험을 하는 내용이었던 걸로 기억한다.
사실 이는 꽤나 흐릿한 기억인데다가 인터넷에 기록이 남아있던 시기가 아니다보니, 박찬섭 작가가 아니라 다른 사람일 수도 있을 것이다(...).
물론 해당 작품이 국내에 알려진 게임 만화의 시초가 아닐 수도 있다. 더 오래전 시기, 그러니까 보물섬이나 소년 중앙? 같은 잡지에 수록된 단편 게임 만화가 있을 수도 있을 것이다. 이들은 아이큐 점프보다 더 이른 시기에 나왔던 잡지라 내가 잘 아는 것이 없고, 앞서 말했듯이 지금에 와서는 관련 기록들을 찾기가 어렵다는 문제가 있다.
다행스럽게도 인터넷을 찾아보면 아이큐 점프보다 이전 시대에 접할 수 있었던 게임만화가 나오긴 하는데, 이 작품의 이름은 패미켄 류라고 한다.
패미켄 류 연재 당시 국내 만화 시장은 해적질이 숨쉬듯이 자연스럽게 행해지던 시기라, 이것 또한 노략질 당해 바다 건너 한국에 들어오게 되는데..
...원작명은 흔적조차 찾아볼 수 없는, "컴퓨터 전사 오복성"이 바로 그것. 무서운 창씨개명.
패미켄 류는 그 이름답게 패미컴으로 출시되거나 이식된 게임들을 주로 다뤘는데, 개중에는 메트로이드, 드루아가의 탑 등이 있다.
만화는 매 에피소드마다 다루는 게임이 다른데, 시놉시스는 대충 류가 게임 속 세계로 빨려 들어가서 악당들을 패죽인다는 내용이다.
원작은 못 봤지만 맛이 가버린 사야카의 얼굴을 보니, 개인적으로 지금 봐도 재밌게 느껴진다.
흥미가 있는 분들은 구글에 패미켄 류를 검색해보자. 모든 에피소드가 나오진 않지만, 몇화 정도는 찾을 수 있을 것이다.
아무래도 패미켄 류 연재 당시는 게임, IT, 컴퓨터 등의 태동기라 지금보기에는 다소 어색한 부분이 있을 수도 있다.
이런 부분을 대충 넘길 수 있는 분이라면 한번쯤 츄라이 해봐도 좋을듯
여태까지 현대(?)의 VR 게임 만화나, 주인공이 게임 세계로 빨려들어가서 진행되는 게임 만화의 원전을 아이큐점프 시절 박찬섭의 게임 만화인 줄 알았으나, 알고보니 가장 오래된 건 패미켄 류인 듯 하다.
이 작품이 Captain N: The Game Master보다 몇년 일찍 나왔고, 이후에는 역으로 게임 캐릭터가 만화로 들어가는 코믹스 존이라거나, 남은 목숨X99나 기타 게임 만화로 어떻게 장르의 명맥이 이어지고 있다고 볼 수 있을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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