잡담

살아라! 모노노케 히메-1

mad wand 2021. 1. 26. 21:00

20여년이 지난 지금에 다시 보는 월드랭커 로리콘-미야자키 하야오와 원령공주에 대한 칼럼. 잡지 내용을 그대로 쳤는데 어색한 문장이 제법 있습니다.

 

모노노케(?) ED

 

 

이하 컴파일 코리아, 디스크스테이션 Vol.4에서 발췌

 


 

 

 "지금, 모험 활극 영화라는 얘기를 꺼낸다면, 모두들 아무런 거리낌없이 『아, 미국영화』라고 생각할 겁니다. 거대 자본을 투자해 화려하고, 풍부한 눈요기 거리를 만들어 내고, 당연하다는 듯이 미국인이 주인공이 되어 치고, 박고 하면서 대단한 활약상을 보여주잖아요. 그러면 일본사람들은 단순한 구경꾼의 입장에서 그저 입을 벌린 채 지켜보고 있을 뿐..."

 언제부터 이렇게 되버렸는지는 모르지만.... 또, 디지털 기술의 급격한 진보와 더불어 최근의 헐리웃 영화는 더더욱 외양만 화려하게 치장해가고 있잖습니까. 화려함만을 추구하는 영화가 과연 감동을 줄 수 있을까요!? 한 순간의 흥분을 제공할 수는 있겠지만.."

 

 

미야자키 하야오 원작, 각본, 감독에 의한 최신작 모노노케 히메는 이런 상황에 도전하려는 야심작이다. 1994년 8월, 미야자키 감독은 스텝에 앞서 홀로 모노노케 히메의 제작과 관련한 준비작업에 착수했다. 스토리 라인과 이미지 보드의 작성을 위해서였다. 그로부터 약 3년 동안의 제작기간을 거쳐, 1997년 7월 일반에 공개되었다. 모노노케 히메의 기획은 처음으로 입안되었던 것은 1980년. 역으로 추산해 보면, 약 16년이라는 세월 동안 모노노케 히메는 긴 구상 기간과 구체화 작업을 거쳤다는 얘기가 된다. 

 

 "일본을 무대로 한 판타지(애니메이션)을 만들고 싶었던 것은 20대부터 갖고 있던 생각입니다"

 미야자키 감독의 나이가 현재 56세니까 30년이 넘는 세월동안 줄곧 이 작품에 대해 생각해왔던 셈이다. 그러다가 하나의 계기를 마련하게 된 시기가 1980년의 일이다. 

 

 "지금와서 되돌아보면 1980년이란 해는 저의 향후 10년을 결정지어준 아주 중요한 해였다고 봅니다. 당시 소속되어 있던 프로덕션에 마땅히 할 일이 없어서 자유롭게 여러가지를 구상하고 그려볼 수 있었죠"

 그 중에서도 모노노케 히메는 가장 열심히 공을 들여 그렸던 것이었고, 어느 정도 정리가 되어 형상화된 모양을 갖추자 기획안으로써 영화 회사와 텔레비전 방속구에 보여줬지만, 그에게 돌아온 대답은 「어둡다」라는 말뿐이었다고.

 

 "결국, 그 때는 하나도 성과를 거두지 못했지만, 그 이후의 작품은 모두 그때 무심코 그려보던 습작 중에 있었죠. 그게(습작들, 생각들), 『바람 계곡의 나우시카』가 되기도 하고, 『이웃의 토토로』가 되기도했죠."

 

그때 그렸던 이미지 보드가 그림책 『모노노케 히메(초기 설정판 1993년 출판』다. 미야자키 감독은 1980년에 『모노노케 히메』의 기획을 시작한 이래 줄곧 일본을 무대로한 시대극을 만들고 싶다는 생각을 해왔고, 어떻게 해서든 영화화려고 마음먹고 있었다. 그리고 마침내 실현을 하게 되었지만..., 그림책 『모노노케 히메』는 드 보만 부인의 『미녀와 야수』와 같은 느낌을 주는 이야기로, 영화 『모노노케 히메』와는 전혀 다른 내용이다. 그렇다면 왜 이토록 다른 내용이 되버렸을까!?

 

 "그건, 이 작품이 최근에 만들어졌기 때문입니다. 그 때와 지금은 시대가 다릅니다. 우리들이 직면하고 있는 '어려움'이란, 실은 아주 잘 인식되고 있다고 생각됩니다만... 그 즈음에는 다른 생각할 겨를도 없이 오직 일본이 넘버1이 될 것으로 만 여기던, 바보같은 생각에 열중하던 시기였죠. 그게..., 지금에 와서야 겨우 깨닫게 된 거지요. 과연 우리는 어디를 향해 가고 있는 걸까, 라고. 세상 모든 사람들이 다들 그렇게 생각하게 된 거지요. 이런 세상이 되버렸는데, 그때의 기획안대로 만들 수는 없었죠....

 


모노노케 히메, 기획의도

■ 성난 신들과 인간의 싸움을 그리고 싶었다!!

 

 이 작품에는 시대극이라면 쉽게 접할 수 있는 무사나 영주, 농민의 모습은 거의 찾아볼 수 없다. 겨우 모습을 찾는 다고 해도 한쪽 구석에서 어렵사리 발견할 수 있을 정도이다. 이 작품의 주요 등장 캐릭터(주연급 캐릭터)들은 역사의 전면에는 거의 모습을 드러내지 않는 사람들이나 성난 숲의 신들. 타타라모노라 불렸던 제철집단의 기술자, 노무자, 대장장이, 사철을 모으는 자, 탄을 만드는자, 말과 소를 끄는 운송인들이 고작이다. 그들은 무장을 한채, 공장제 수공업이라고 부르는 독자적인 조직을 갖추고 있었다.

 한편, 그런 인간들의 상대역으로 등장하는 성난 신들은 산견신(들개신), 멧돼지 신, 곰의 모습 따위로 등장한다. 이 작품의 핵심이 되는 시시가미는 사람의 얼굴에 짐승의 몸, 수목(나무)으로 된 뿔을 가진, 그야말로 상상 속에서나 존재할 법한 동물. 

 『모노노케 히메』의 히어로 소년은 야마토 정권에 의해 멸망되어 이미 오래전에 그 모습을 감춰버린 에미시족의 후예이고, 히로인 소녀는 굳이 그 유래를 찾자면 조오몬기의 토기중에서 그 유사성을 발견해 낼 수 있다. 

 

 작품의 주무대는 사람의 손길을 거부하는 깊은 산 속에 존재한다는 「신의 숲」과, 산성처럼 생긴 제철집단의 거주지 「타타라바」. 종래의 시대극의 주요 무대였던 성, 마을, 논이 있는 농촌은 이 작품에서는 그저 스쳐지나가는 원경에 지나지 않는다. 오히려, 댐이 없고 숲이 우거진, 사람의 모습이라곤 거의 찾아 볼 수 없는 시대의 일본의 풍경, 심산유곡, 풍요스러운 물의 흐름, 자갈 없는 가는 흙길, 떼지어 노는 새들, 짐승, 벌레 등등 순도 높은 자연을 재현하려고 했다. 

 이러한 설정의 목적은 종래의 시대극의 상식, 선입관, 편견에 속박당하지 않고, 보다 자유로운 인물군을 형상화하기 위해서였다. 최근의 역사학, 민속한, 고고학에 의해 일반인들에게 유포되어지고 있는 이미지보다 일본이라는 나라는 훨씬 더 풍부하고 다양한 역사를 갖고 있다는 사실이 밝혀지고 있다. 시대극이 지닌 빈곤함은 거의 대부분이 영화가 지닌 제한성 때문에 형성된 것이다. 이 작품의 무대가 되는 무로마치기는 혼란과 유동이 일상이었던 세계였다. 남북조시대부터 계속되어온 하극상, 난폭성, 거침없이 횡행되어지던 악업들, 그리고 새로운 예술의 혼돈 속에서 오늘날의 일본이 형성되어지던 그런 시대였다. 전국시대처럼 상비군이 조직전을 치루던 시대와는 달랐고, 무모하리만치 적극적이고, 강렬한 인상을 주었던 카마쿠라 무사의 시대와도 달랐다. 

 

  훨씬 더 애매모호했던 유동기, 무사와 농민이 구분되지 않고, 여인들의 모습도 장인들의 생활상을 그린 그림 속에서 흔하게 찾아볼 수 있었던, 그런 너그롭고 자유로운 시대였다. 그런 시대였던 만큼, 사람들의 생과 사의 윤곽만큼은 너무나 또렷했다. 사람들은 살아가면서 사랑하고, 증오하고, 일하고, 그리고 죽어갔다. 인생에서 애매함이란 찾아볼 수가 없었다. 혼돈의 시대, 21세기를 맞이하면서 이 작품을 만들게 된 의미는 바로 거기에 있다. 

 

 온 세상의 문제를 해결하려는 까닭은 없다. 성난 신들과 인간들의 싸움에 해피엔딩이란 있을 수 없기 때문이다. 그러나, 증오와 살륙의 한복판에 있어도 살만한 가치는 늘 발견할 수 있기 마련. 멋진 만남과 아름다운 것은 반드시 존재하는 법. 비록 증오를 그려내고 있지만, 그건 더욱 더 중요한 것이 있음을 그리려하고 있기 때문이다. 속박을 그리는 것은 해방의 즐거움을 맛보게 하기 위함이다. 반드시 그려야 할 것은 소년의 소년에 대한 이해이며, 소녀가 소년에게 마음을 열어가는 과정이다. 소녀는 최후에 소년에게 이렇게 말하겠지.

 "아시타카를 좋아해. 하지만, 인간을 용서할 수는 없어" 라고. 소년은 웃으면서 이야기할 것이다. 

 "그래도 좋아. 나와 함께 살아줘" 라고. 바로 그런 영화를 만들고 싶은 것이다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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