잡담

죽은 등산가의 호텔

mad wand 2022. 10. 17. 20: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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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산에 홀로 지어져 있는 호텔, 폭설로 고립된 생면부지의 사람들

...살인사건이 안일어나면 섭섭할 것 같은 배경 설정이다

 

그런데 띠지를 보면, 다음과 같은 문구가 적혀 있다.

"추리 장르에 바치는 임종기도"

"장르적 스타일리쉬 하이브리드"

..누가 봐도 뻔하게 순수추리(?)쪽으로는 가지 않을게 뻔히 보이는 문장이다.

 

 

 

 

 

 

 

*이하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개인적으로 5장 전까지(약 100페이지) 상당히 지루하게 느껴져서 자기 전에 좀 볼까 하다가, 30초만에 잠드는 날이 반복됐었다. 물론 5장 이후로는 꽤 재밌어서 욕 할려던 마음을 접게 되었지만, 다 읽고 나니 살짝 애매한 감이 없잖아 있다.

 

이 작품에 대한 감상을 좀 끄적거려 보자면..

 

5장부터는 추리물 특유의 장르적인 재미가 있다. 그런데 그 재미가 지속적이고 완성도가 높지는 않다고 생각하는데, 왜냐하면 특정 인물의 등장을 기점으로 작품 전체적인 분위기가 많이 달라지기 때문이다. 그 시점을 분량으로 따지면 승~전 사이쯤인데, 결말에 가서는 장르가 완전히 달라지게 된다.

 

일반적인 추리물에서는 등장인물들의 사연 중심으로 이야기가 전개되고, 독자는 범인의 동기 등으로 작가가 던지는 화두를 파악하게 된다. 그런데 죽은 등산가의 호텔은 추리 소설을 형식을 빌렸을 뿐, 등장인물들의 동기가 크게 중요하지 않다.

 

 

이 작품에서 말하고자 하는 바는 영화 컨택트(1997), 어라이벌(2016)를 떠올리면 될 것이다.-사실 어라이벌은 원작 소설을04년에 봤고, 17년에 국내 개봉된 영화를 봐서 대략적인 내용은 기억 나지만, 컨택트는 워낙 오래전 작품이라서 기억이 매우 흐릿하다

 

 

'서로 다른 문명이 접촉했을 때 우리는 어떻게 행동해야 할 것인가?' 

 

꼭 문명 간의 접촉처럼 거창한 것이 아니더라도, 우리는 살아가면서 반강제적으로 자신과 전혀 다른 타인과 교류를 하게 된다. 중요한 것은 그 접촉에 있어서 타인을 이해, 배려하고 소통하려는 노력 어쩌고 저쩌고...주절거릴 수 있겠지만 이 글에서 그런 말을 할 생각은 없다(...).

 

 

작가가 퍼스트 컨택트를 주제 삼아 이야기 할 생각이었다면 좀 더 진중하게 접근할 필요가 있었을텐데, 이 작품은 장르 변화가 급격하게 빠르고, 결말조차 순식간에 지나간다. 그래서 다 읽고 난 후에는 오락적인 감흥 외에는 크게 와닿는게 없다.

 

동일 주제에 관해 사유를 할 생각이라면 비슷한 주제를 다룬 좋은 작품들이 많기 때문에 다른 작품(소설이든 영화든 뭐든 간에)을 사는걸 추천하고, 그냥 '재밌으면 오우케이ㅡ'라면 이 작품도 좋은 선택이 될 것 같다.

 

 

 

p.s

개인적으로 재밌게 읽긴 했지만, 장르를 뒤섞는 시도를 한 작품을 알아야하는 문학사적 사명(?)이 있는 사람이 아니라면 애매하다고 생각함

 

 

 

 

 

러시아식(?) 허세

 

 

오타인지 헷갈리는 "하지만 이 빌어먹을 관료제에 전성실함"

관료제에 절여진 성실함>관료제에 전 성실함인가? 싶기도 한데 역시 그냥 오타인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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