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3d 오픈월드로 디자인된 게임들을 플레이 하다보면 그 스케일(풍경, 건축물 등)에 압도될 때가 있다. 그런 감정을 불러일으켰던 게임들에 적용된 요소들을 되짚어보면 가장 큰 영향을 준 것은 당연히 월드 디자인이었다. 그리고 두번째로는 플레이어의 시점인데, 왜인지 모르겠으나 1인칭이나 비교적 카메라와 플레이어가 가까운 3인칭(숄더뷰 정도)정도에서 주로 느낄 수 있었다.
왜 쿼터뷰, 사이드뷰, 탑뷰에서는 그런 느낌을 받는 일이 드문가.
1인칭이나 숄더뷰가 아닌 게임들 중에서는 모종의 장엄함을 느꼈던 첫번째 게임은 6년전에 플레이 했던 디비니티 오리지널 씬이다.
다만, DOS1에서 느꼈던 감정이나 방식은 다스코울1, 야생의 숨결 등에서 느꼈던 감정들과는 조금 다르다. DOS1은 플레이하면서 체감하는 지역의 크기도 컸지만, 맵을 펼쳤을 때 내가 탐험한 구역이 새발의 피라는걸 실제로 확인하면서 경외감이 들었던 것이다.
-여담이지만 다크소울1에서 아노르론도, 대수의 공허 등에 진입했을 때 느꼈던 감정과 야생의 숨결에서 느꼈던 감정은 또 다르다
할로우 나이트 : 실크송은 일반적인 사이드뷰 시점에서 진행되는 메트로배니아다. 전작의 할로우 나이트도 볼륨이 대단했지만, 실크송은 거기서 한층 더 맵이 커졌다.
말하자면 그냥 DOS1처럼 그냥 플레이해봐도 볼륨이 체감되지만, 맵을 펼치면 그 장엄한 실체에 경탄하게 됐다는 의미다.
실크송의 맵은 단순히 크기만 한 것이 아니라, 서브 퀘스트, 숏컷, 가시, 함정, 보스, 개잡몹(?)들로 가득 채워져있다. 특히 인상적이었던 것은 플랫포머적인 요소들인데....개인적으로 너무 많은 것 같다.
실크송 2막은 전투보다는 지역 탐색 위주로 게임이 돌아가는데, 이 과정에서 상당한 양의 플랫포머 구간을 소화해야 한다. 물론 전작에서도 가시 지옥을 날고 뛰긴 했으나, 월드맵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실크송만큼 크진 않았다.
나는 점프에 제약을 두는 것 자체를 비선호하기 때문에 이 부분에 대해서는 추가적으로 말하고 싶은 생각이 없다. 혹시나 나와 비슷하게 플랫포머를 비선호하는 게이머들이라면 구매에 참고하길 바란다.

맵이 커진만큼 숏컷들도 많아졌는데, 정작 벤치, 벌레 기차(?) 등의 작동 방식은 전작과 동일해서 보스전에서 죽거나, 타지역으로 이동하는 것은 여전히 번거롭고 피곤했다. 스테이지 디자인을(함정, 벤치 위치 등) 봐도 그렇고, 이 부분은 제작진들의 고집이 느껴졌다. 그렇다고 게임을 지워버릴 정도로 불편하고 짜증나진 않았고, 그저 아쉬울 뿐이다.
실크송의 보스전 난이도는 전반적으로 올라가긴 했지만, 아직까지는 화나게 어려운 보스는 없었다
다만, 대부분의 보스가 일대일이 아니라 다대일 위주의 전투로 구성되어 있어서, 종합해 봤을때 재미보다는 불쾌함의 수치가 약간 높은 것 같다. 다대일 전투를 선호하는 게이머들도 있을 수 있겠으나, 개인적으론 집단구타를 당한다면 이런 기분일 것 같다는 생각마저 들었다.
...그리고 기껏 잡았는데 아무런 보상도 안주는 보스들은 너무 악랄하다고 생각한다.
저희들이 보스전을 통해 게이머들에게 궁극적으로 제공하고자 한 것은 보스 파이트 그 자체, 벤치에서 보스룸까지 뛰어가는 과정에서 느끼는 복합적 감정입니다...뭐 그런걸까?
제작진들이 다대일 보스전을 이렇게 많이 넣을 예정이었다면, 평타, 스킬, 패링, 도구 등에서(몬스터의 히트박스를 대폭 줄이거나 없애고, 피격시 무적시간을 늘려줬어야) 큰 변화를 줘야 하는게 맞다고 생각한다.
여기까지 읽으면 실크송의 보스전이 쓰레기라는 것처럼 들릴 수 있겠으나, 그런 의도는 전혀 없다. 오히려 레이스, 심판, 과부, 팬텀처럼 일대일이 재밌는 보스들이 있다보니, 다대일 전투의 빈도나 그 전투 설계가 이해가 안된다는 의미에 가깝다.

거두절미하고 실크송이 재미 있냐? 없냐? 묻는다면 대답은 "재미가 있다"다.
그런데 플레이 하다 보면 묘하게 다크 소울2가 떠오르는 지점들이 있다. 불쾌한 스테이지, 불쾌한 잡몹들(다수가 튀어나오고, 건방지게 플레이어와의 거리 재기를 하는 식), 죽고 난 후에 개처럼 두들겨 맞으면서 뛰어가야 하는 보스룸, 충분히 개선할법한데 일부러 불편&불쾌하게 만든 요소들 때문일까.

p.s
아직 2막 플레이 중이라서 3막을 클리어 한 후에 새로 글을 쓸 수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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