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르 : 블랙 코미디, 슬랩스틱, 범죄
입체적(시간과 공간)이고 빠른 컷 전환, 맨션 안이라는 한정된 장소에서 속도감 있게 전개되는 영화,
영화는 어눌해 보이는 남자 어느 집 문 앞에서 대기하는 장면으로 시작된다. 남자의 이름은 마트베이.
그는 여자친구(올랴)의 부탁으로 올랴의 아버지(안드레이)를 죽이려고 한다. 누군지도 모르고, 본 적도 없는 양반을 초면에 죽이려는 배경설정이나, 인물설정부터 맛이 간 것 같지만..나사빠진 인간이 아니면 애초에 영화 전개가 안되는걸까?
마트베이가 문 앞에서 땀을 뻘뻘 흘리고 있는 와중, 엘리베이터에서 어떤 여성과 개가 같이 내린다. 개는 마트베이를 보고 맹렬하게 짖기 시작하고, 집안에 있던 안드레이는 화가 나서 문을 연다. 드디어 표적과 마주친 마트베이. 둘은 서로를 경계하며 건조한 대화를 나눈다. 올랴의 부름으로 집으로 왔다고 말하는 마트베이, 안드레이는 그를 집 안으로 불러 들인다.
아버지의 직업은 형사, 직업적 특성때문인지 마트베이를 수상쩍게 여기며 경계한다.
두 남자가 서로를 견제하며 대화를 이어가던 중, 긴장한 마트베이는 실수로 뒷주머니에 숨겨뒀던 망치를 떨어트린다. 긴장감은 더 고조되어 간다. 이 긴장감은 느닷없이 폭발하는데, 시작부터 빌드업을 했지만 급발진의 느낌은 지울 수 없다. 마더로씨아 행님덜의 성격은 급한건지 모르겠지만, 내가 느끼기엔 등장인물들이 다혈질을 넘어선 분노조절장애 같았다.
안드레이는 왜 자기를 찾아왔냐고 마트베이를 몰아붙인다. 마트베이는 안드레이가 올랴를 어렸을 때부터 강간했다는 걸 안다며, 올랴의 부탁으로 안드레이를 죽일거라고 말한다. 여기서부터 영화는 각 등장인물들의 행동 동기를 숨기면서 이야기를 미묘하게 비틀기 시작한다.
올랴가 마트베이에게 살해를 사주한 진의는?
안드레이는 정말로 근친상간을 일삼는 인간 쓰레기?
안드레이가 마트베이를 경계하면서 급발진을 한 이유는?
왜 나타샤(올랴의 엄마)는 찍 소리도 못하고 사는건지?
등등
영화의 러닝타임은 약 1시간 40분여, 요즘 영화답지 않게 짧은 편이다. 거기에 더해 소수의 인물, 작은 공간을 배경으로 국면이 빠르게 변하기 때문에 킬링타임으로 보기에 괜찮은 영화다.
결말부에 가서 밝혀지는 올랴의 행동 동기나 묘사가 조악해서 영화 전체의 설득력이 떨어지긴 하지만..큰 기대를 안하고 보면 그냥 저냥 볼만한 작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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